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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논평] 방통심의위를 ‘아수라장’으로 만든 류희림의 연임, 대통령실은 제정신인가?

by PCMR 2024. 7. 24.

[논평]

방통심의위를 아수라장으로 만든 류희림의 연임, 대통령실은 제정신인가?

 

또다시 류희림으로 시끄럽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의 영수 회담에서 언론 장악 방법은 잘 알고 있지만, 장악할 생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류희림 위원장의 연임은 윤석열 대통령의 언론 장악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안타까운 건, 이로써 방통심의위의 정상화 또한 요원해졌다는 점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 류희림 위원장의 연임 소식은 어제(23) 저녁에 알려졌다. 대통령실에서 후임 방통심의위 위원으로 류희림 위원장과 강경필 변호사, 김정수 국민대 교수가 위촉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대선 기간 윤석열 캠프에 몸담았던 인사와 KBS에서 -이인호 전 이사장을 필두로- 이념전쟁이 벌어졌던 2011년 이승만 미화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던 인물이 포함됐다는 것도 문제지만, 류희림 위원장의 연임 소식은 그 어느 때보다 절망스럽다. 류희림 위원장이 연임될 수 있다는 소문은 일찌감치 돌긴 했다. 하지만 현실화 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이유는 하나다. 류희림은 방통심의위 수장으로서 이미 낙제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류희림은 어떤 인물인가. 그는 방통심의위에 올 때부터 논란이 시작됐다. 류희림 위원장은 2008YTN 낙하산 사장에 반대하던 노동자들의 해직 사태가 벌어졌을 당시 인사 담당자(경영기획실장)로서 실질적인 책임자였다. 그를 발판으로 류희림은 YTN DMB 이사와 YTN 플러스 사장을 지내는 등 승승장구했다. 방송의 독립성을 침해했던 인물이 방송 내용의 공공성 및 공정성을 보장하고 정보통신에서의 건전한 문화를 창달하며 정보통신의 올바른 이용환경 조성을 위하여 독립적으로 사무를 수행하는 방통심의위”(방통위 설치법18)에 적임자가 될 수 없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이같이 부적절한 인사를 밀어붙였다. 그 결과는 무엇인가. 방통심의위는 아수라장이 됐다.

 

류희림 위원장이 방통심의위에 들어가서 제일 먼저 한 일이 뭔가. 위헌적 심의였다. ‘가짜뉴스 심의 전담센터설립 등 온갖 탈법적 조치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방통심의위는 인터넷 언론을 심의할 어떤 법적 권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뉴스타파>김만배 녹취 인용 보도를 심의했다. ‘법적 근거가 없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자, 류희림 위원장은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개정을 시도하기도 했다.

 

류희림 방통심의위원장 체제 속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은 어느 때보다 훼손됐다. 류희림 위원장은 뉴스타파의 김만배 녹취 보도를 인용한 방송사의 과거 보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는 일부터 나섰다. 그리고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방통심의위는 윤석열 정부에서 불편한 방송 프로그램이 방영될 때마다 신속 안건으로 상정해 제재하는 데 앞장섰다. MBC에 대한 표적 심의는 국회에서마저 논란이 된 바 있다. 심의를 제대로 했다면 모르겠다. 하지만 결과를 보라. 법원은 방통심의위의 방송심의 중징계 결정에 계속해서 제동을 걸고 있다. 무리한 심의였다는 얘기다.

 

류희림 위원장은 조직 운영도 망가뜨렸다. 그는 위원장직을 수행하며 청부 민원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불러일으켰다. 류희림 위원장은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윤석열 정부에 불편한 뉴스에 대해 방통심의위에 민원을 넣도록 사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공익신고자의 신고로 드러났다. 하지만 류희림 위원장은 의혹에 대해 제대로 해명하지 않고 기밀 유출이라며 압박하고 색출에 나서는 행보를 보였다. 야권 추천 심의 위원들과는 사사건건 부딪쳤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해촉됐다가 법원 판단에 따라 돌아온 김유진 위원의 복귀를 방해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다. 그는 역대 최악이라고 평가받는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잔악무도한 심의에 대한 책임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이런 류희림 위원장이 연임됐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대통령실은 높은 점수를 줬다는 뜻이다. 이유는 뭔가.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엄호 이외에서는 찾을 수 없다. 윤석열 정부가 총선 참패와 지지율 하락 등 다양한 부정적인 지표에도 그 어떤 교훈도 얻지 못했다는 또 하나의 방증이다. 류희림 위원장 또한 스스로 당당하지 못한 것을 잘 알기 때문일까. 류희림 위원장의 연임 과정은 그야말로 기습과 밀실의 연속이었다. 대통령실에서 위촉, 임명한 당일 긴급히 임시 회의를 열어 여권 추천 위원들만 참여한 가운데 회의장을 걸어 잠그고 류희림 씨를 위원장으로 호선했다.

 

6기 방통심의위 체제 또한 망했다. 안타깝게도 이 같은 평가는 기우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이미 류희림 위원장 체제의 방통심의위를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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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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