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유료방송 위기, 이대로 둘 것인가
정부는 유료방송 위기를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국내 유료방송 산업은 통신3사의 과점 체제, 저가경쟁, 왜곡된 재원구조라는 뿌리 깊은 문제에 OTT 성장과 글로벌 플랫폼 확산까지 겹치며 장기 침체에 빠져 있다. 단순한 수익성 악화에 그치지 않고 생존의 위기로 이어지면서 고용 불안, 지역채널 축소, 콘텐츠 재원 감소 등 복합적 문제가 동시에 분출하고 있다. 유료방송의 위기는 이제 특정 산업의 문제가 아니라 미디어 공공성과 지역성, 나아가 생태계 전반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사회적 의제가 됐다.
특히 케이블방송의 위기는 더욱 심각하다. 거대 통신사의 결합상품 규제 공백 속에 침체기에 들어선 케이블방송은 인수합병 이후 통신사 체제에 종속되며 소멸의 위기까지 내몰리고 있다. 과거 지역독점에 기반한 교차보조 구조가 붕괴된 뒤에도 별다른 제도 개선 없이 지역성 책무만 남겨둔 제도가 유지되면서 지역성은 사실상 형해화됐다. 산업은 이미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 더 이상의 정책 지연은 산업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현장의 호소를 더 이상 과장으로 치부할 수 없다.
이런데도 정부의 대응은 한없이 더디다. 1.5배속으로 속도를 올려도 모자랄 판에 여전히 방통위 시절 버퍼링 상태로 멈춰 있다. 기구의 명칭은 방미통위로 바뀌었지만 “낡은 규제를 해소하겠다”는 진부한 레토릭만 연속 재생할 뿐이다. 출범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구체적인 청사진은 보이지 않는다.
김종철 위원장은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행정수요를 잘 수렴하고 사회적 대타협의 분위기에서 국민과 국가 전체를 위한 방송·미디어·통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가칭 ‘미디어발전위원회’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감감무소식이다. 통합 미디어 법제 마련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하지만, 실제 방미통위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지 의문이다. 정작 법제 논의는 방미통위가 주도하는 공개적 기구가 아닌, 다른 곳에서 비공개적인 방식으로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책 지연에 더해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이런 상황은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 정책 결정 과정이 정치권력에 휘둘리고, 힘 있는 특정 이해관계자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료방송 산업의 재편 방향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사업자들은 단기 비용 절감에 집중할 수밖에 없고, 이는 콘텐츠 투자 위축과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위기 비용 증가에 따른 부담은 노동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결국 이용자에게까지 이어진다.
이에 방미통위에 강력히 촉구한다. 첫째, 유료방송 산업의 재편과 제도개선을 위한 종합 청사진을 조속히 제시하라. 둘째, 사업자·전문가뿐 아니라 노동자·시민사회·지역 주체가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즉각 구성하라. 셋째, 일정과 과제를 명시한 단기 로드맵을 발표하고 책임 있게 추진하라.
지금 필요한 것은 방미통위의 명확한 정책 방향 제시, 공개적이고 책임 있는 사회적 논의 구조 마련, 그리고 신속한 정책 결단이다. 모든 것이 지금보다 훨씬 과감하고 신속해야 한다. (끝)
2026년 4월 29일
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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