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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논평] 언론계 배제한 허가 심의, 외교부는 분쟁 지역 취재 보장하고 안전 대책 마련해야

by PCMR 2026. 10. 26.

 

[논평]

언론계 배제한 허가 심의,

외교부는 분쟁 지역 취재 보장하고 안전 대책 마련해야

 

외교부 산하 여권사용정책분과협의회가 언론계 인사 등 민간위원 없이 안보·치안 담당 공무원만으로 구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분쟁 지역 취재를 사전 허가제로 통제하면서, 정작 이를 심의하는 기구에는 취재의 공익성과 필요성을 언론의 관점에서 판단할 인사조차 배제한 것이다.

 

한겨레는 지난 16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외교부에서 받은 답변서를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협의회는 외교부 제2차관을 위원장으로 외교부·국무조정실·법무부·경찰청·국정원 소속 공무원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외교부는 필요에 따라 전문가 자문을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언론계 인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현행 여권법은 외교부가 지정한 여행금지국가에서 취재하려면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하고, 이를 위반하면 형사처벌한다. 그러나 허가 기준과 절차가 불명확해 외교부의 재량에 따라 취재가 제한될 수 있다. 취재 지역·기간·인원이 제한되거나 허가 결정이 장기간 지연되기도 한다. 프리랜서·독립 언론인은 신청 자격을 얻는 것조차 어렵다.

 

실제로 프리랜서 사진작가 장진영은 2022년 3월 우크라이나 전쟁을 취재했다가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월간조선 박지현 기자는 올해 4월 북한군 포로의 인권과 한국행 송환 문제를 취재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방문 허가를 신청했지만, 출국 직전 불허 통보를 받았다. 외교부 안내에 따라 신청서를 보완해 제출했지만 취재가 끝날 때까지 허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고, 외교부는 결국 박 기자를 여권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했다.

 

이처럼 사전 허가제 자체의 문제에 더해 불투명하고 자의적인 운영과 형사처벌까지 겹치면서 언론인의 분쟁 지역 취재는 이중·삼중의 규제를 받고 있다. 이에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장진영 사진작가 및 법률대리인과 함께 여권법 제17조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취지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국회는 공익적 취재에 나선 언론인들이 형사처벌의 위협 없이 취재할 수 있도록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여권법 개정을 논의해야 한다.

 

법 개정과 함께 현행 제도의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현행 시행령은 신분증 국제표준·개인정보 보호·여권 발급 장비 및 보안 기술 분야, 법률·회계 분야, 영사 업무 분야의 전문가를 자문 대상으로 규정하지만 언론 분야는 포함하지 않는다. 취재 허가 심의에 언론계가 참여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개정하고, 심사 기준 공개와 처리 기한 설정, 불허 사유의 구체적 통지 등 투명한 절차를 마련해 외교부의 자의적 판단을 줄여야 한다.

 

안전 대책도 미흡하다. 월간조선 보도에 따르면, 허가 신청자는 사망·부상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부담한다는 서약서를 제출하고, 사망 시 2억 원 이상을 보장하는 전쟁특약보험에 가입하도록 권고받는다. 그러나 국내에는 보험 가입을 받아주는 보험사가 없었고, 외교부는 대체 수단도 안내하지 않았다. 안전 교육과 긴급 연락망, 대피·의료·후송 체계에 관한 안내도 없었다. 취재를 통제할 권한은 행사하면서도 언론인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책임은 방기한 셈이다.

 

외교부는 여권사용정책분과협의회에 언론계의 참여를 보장하고, 심사 기준과 절차를 투명하게 개선해 취재 허가의 신속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분쟁 지역 취재 언론인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실질적인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언론계가 참여하는 여권법 시행 개선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다. 국회 역시 이번 국정감사에서 외교부의 여권법 운영 실태를 철저히 점검하고, 이를 계기로 법률 개정과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끝)

 

 

2026년 10월 26일

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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