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이동관은 시작이었다… 박노황에 류희림까지 돌아온다
: 과거 언론의 독립성을 침해하고 훼손했던 인물들의 귀환
이동관은 시작이었다. 박노황에 이어 류희림까지. 과거 정부에서 ‘언론의 독립성’을 침해하고 훼손했던 인물들이 속속들이 언론 관련 기관장으로 복귀하고 있다.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이다. 이동관 후보는 이 자리에서 방송을 정권의 입맛에 맞게 재편하려는 의도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과 홍보수석으로 일하며 ‘YTN 보도 리스트 작성’하는 등 국정원 문건에서 드러난 과거 행적에 대해 사과는커녕, “스핀닥터의 역할”, “당연한 직무”라고 정당화했다. KBS 사장(이병순)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이 새롭게 제기되기도 했다. 그는 또한 “공영방송이 이렇게 많은 나라가 없다”며 ‘최소화’를 거론해 암담한 미래를 예고했다. 오늘의 인사청문회는 이동관 후보가 왜 방송통신위원장의 자격이 없는지를 보여준 것, 그 이상의 의미를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오늘(18일) 류희림 전 YTN 플러스 대표가 후임 위원장으로 위촉됐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선택이다. 정연주 전 위원장을 업무 추진비 규정 및 업무 시간 위반으로 제대로 된 절차도 밟지 않고 해촉한 지 하루 만의 일이다. 류희림 전 YTN 플러스 대표는 누구인가. 이명박 정부 시절 YTN 해직사태가 벌어졌을 당시 인사 담당자(경영기획실장)였다. 그 후, 류 씨는 YTN DMB 이사와 YTN 플러스 사장을 지내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 과정에서 YTN지부로부터 ‘언론 사유화’ 논란과 함께 공정성과 독립성을 침해한 언론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그 시각, 서울시는 미디어재단 TBS 이사장에 박노황 전 연합뉴스 사장을 선임했다. 박노황 TBS 신임 이사장은 또 어떤가. 박근혜 정부 시절 연합뉴스 사장을 지내며 ‘정권 비위 맞추기 논란’ 등 불공정·편파 보도의 핵심적인 인물로 거론된 인물이다.
윤석열 정부가 언론 관련 기관장으로 앉히는 인물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언론의 독립성을 침해하고 훼손하는 데 앞장섰다는 점이다. 임명권자의 분명한 ‘의도’가 있는 인사로 볼 수밖에 없다. 공석이 된 KBS 이사장과 EBS 이사직에 또 누가 내려올지 걱정이 앞선다. 방송통신위원회 김효재 위원장 대행은 이미 오는 21일(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해임에 관한 건’과 ‘한국방송공사 보궐이사 추천에 관한 건’을 심의·의결할 계획이다. 임기 종료를 단 이틀 앞둔 시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김효재 위원장 대행은 임기 끝까지 정권에 충성으로 답하고 있기만 하다.
윤석열 정부는 한국 사회를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넣고 있다. 대통령은 정권에 충성하는 자들의 줄을 세우며, 다른 목소리를 내는 모든 국민들을 ‘적’으로 규정해 압박할 뿐이다. 이동관에 이어 류희림, 박노황을 언론을 다루는 기관의 요직에 앉힌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언론의 독립성 훼손으로 더욱 정부에 충성하라는 의미로, 언론계 전체를 쑥대밭으로 만들겠다는 얘기다. 윤석열 정부는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권력자들이 볼 때 당장은 흡족할 수 있다. 하지만 명심하라. 오늘의 이 같은 행보는 부메랑이 되어 다시 정권을 향할 것이다. 이제 우리한테 남은 건 하나다. 투쟁!
8월 18일
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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