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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논평] 한겨레는 지금이라도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매각을 철회하라!

by PCMR 2025. 11. 13.

[논평]
 한겨레는 지금이라도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매각을 철회하라!


믿을 수 없는 일이다. 한겨레가 자회사인 허핑턴포스트코리아(이하 허프)를 구성원들의 의사와 반해 강제 매각하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허프를 넘기기로 한 곳이 인터넷 경제지 ‘비즈니스포스트’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구성원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언론연대는 한겨레가 이제라도 허프 매각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한겨레는 7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허프 지분 100%를 비즈니스포스트에 매각하기로 의결했다. 한겨레(사장 최우성)는 오는 14일(금) 허프 주주총회를 열어 비즈니스포스트로의 매각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한겨레는 허프 매각 이유로 ‘경영상의 어려움’을 들었다. 경영적 판단이라는 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이다. 허프 매각 전 과정은 상식에서 벗어나 있다. 무엇보다 허프 구성원들의 의견을 철저히 배제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사회에서 허프 지분 매각을 반대한 이사는 단 한 명뿐이었다. 이 현실은 한겨레 내부의 건강성을 되묻게 한다. 

허프 구성원들은 회사 매각 소식을 접한 뒤, 한겨레 사측과의 대화를 지속해서 요구해왔다. 그리고 교섭과정에서 사재를 출자해 허프를 인수하겠단 안은 제시하기도 했다. 실제 매각 대금에 대해서도 의견 접근을 이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한겨레는 최종적으로 이 안을 거부했다. 그리고 한겨레가 허프 매각 대상으로 선택한 곳이 어디인가. 비즈니스포스트라는 경제지였다. 제일 납득하기 어려운 지점이 여기다. 

한국사회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수식어가 없어도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언론환경도 마찬가지다. 민주노총이 파업을 벌일 때마다 ‘시민불편’이라는 프레임이 작동한다. 멀리 갈 것도 없다. 공항노조 자회사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 언론을 어떻게 보도했나. 

실제 항공 운항에 차질이 없었음에도 언론은 ‘혼잡 가중 우려’, ‘대란 가능성’을 강조했다.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교섭 의제나 구조적 쟁점은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국정감사 기간 노동자들의 요구가 의제화됐어야 하나, 언론은 ‘변기막힘’이라는 선정적이고 비본질적인 보도로 본질을 흐렸다. APEC 시기에는 어땠나. 국가주의 프레임을 작동시켜 파업하는 노동자들을 비난했던 게 바로 언론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경제지들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허프를 경제지에 매각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한국사회 언론환경의 기울기를 더 심화시키는 일이다. 

한겨레는 허프의 편집권 독립 여부가 중요하다는 노동자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게다가  노동자들의 고용승계에도 무관심했다. 7월 초 허프 노동자들에게는 ‘육아휴직자와 신규채용자는 고용승계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통보가 내려졌다. 노동자들의 강력한 반발한 후에야 태도를 바꿨다. 게다가 남은 노동자들에게도 위로금 축소를 언급하며 ‘희망퇴직’을 사실상 강요했다. 

이 모든 일이 지금 한겨레에서 벌어지고 있다. 한겨레의 창간정신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국민주로 출발한 한겨레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진다는 것 자체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안타까운 점은 되돌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겨레와 비즈니스포스트가 매각 합의서에 서명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한겨레는 이제라도 허프 매각을 철회해야 한다. 시간이 얼마 없다. 

11월 13일

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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