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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조영기는 즉각 사퇴하고, 국정원과의 관계를 밝혀라

by PCMR 2016. 3. 9.

 

20160309[성명]조영기사퇴,국정원진상규명.hwp

 

 

 

 

 

[성명]

조영기는 즉각 사퇴하고, 국정원과의 관계를 밝혀라

- 조영기 방심위원 위촉에 대해서도 진상규명해야 -

 

놀랍고도 충격적이다. 방송의 공정성과 국민의 인터넷 표현물을 심의하는 현직 방심위원이 국정원과 커넥션을 맺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혹의 대상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조영기 위원이다. 조 위원은 20151월 윤석민 전 위원의 후임으로 위촉됐다. 당시 언론연대는 조 교수는 친일독재를 미화하고, 종북세력 척결을 주장하는 대표적인 극우인사로 공정성을 지켜야 할 방심위원으로 매우 부적격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언론연대는 특히 인터넷 규제에 대한 조 위원의 잘못된 인식을 우려했다. 그 근거가 됐던 것은 그가 2013<강원도민일보>에 기고한 칼럼이다. 조 위원은 이 기고문에서 국정원 댓글활동이...정쟁의 와중에 종북활동에 대한 대북심리전이라는 본래의 모습은 사라지면서 정치개입 의혹으로 변모하고 있다사이버공간을 방치하는 것은 종북활동을 방치하자는 것이며, 대북심리활동을 그만두라고 하는 것과 같다는 논리를 펴며 국정원 심리전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또한 “18대 대선 때 국정원 댓글때문에 표심을 바꾼 유권자가 과연 몇 명이나 되는지 의문스럽다. 수백개의 댓글로 정치조작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스스로 억지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국정원의 불법선거개입 범죄를 감쌌다. 당시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사건에 관한 국회 국정조사가 벌어지고 있던 시점이다.

 

그런데 이 기고문이 사실은 국정원의 작품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이 이 기고문을 이메일을 통해 조 위원에게 전달했고, 이틀 후 토씨 하나 다르지 않게 <강원도민일보>에 실렸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조사한 검찰수사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보도내용이 사실이라면 조 교수와 국정원 간의 부적절한 커넥션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조영기 교수는 두말할 것도 없이 방심위원 자리에서 즉각 물러나야 한다. 국정원과의 관계가 명확히 해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 교수가 총선시기 방송뉴스를 심의한다는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박효종 위원장은 즉각 긴급회의를 소집하여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조영기 교수는 국정원과의 관계를 공개적으로 해명하기 바란다. 국정원이 써준 글을 왜 본인의 이름으로 신문에 실었는지, 설사 조 교수가 먼저 작성한 글이라도 왜 기고문을 국정원 직원과 주고받았는지, 국정원과 대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인지 이실직고해야 한다. 그리고 학자의 양심을 팔아 국정원의 여론조작에 협조한 일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다.

 

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그 이후 조 교수가 정권의 언론·인터넷 통제기구 역할을 하는 방심위의 위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조 교수를 위촉한 자는 다름 아닌 박근혜 대통령이다. 조 교수가 위촉되는 과정은 당시에도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았다. 20146월 위촉돼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던 윤석민 전 위원이 별다른 이유도 없이 6개월 만에 돌연 사퇴하자 그 배경을 두고 온갖 소문이 무성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청와대가 방송통신경력이 전무한 북한학 전공의 조 교수를 임명하면서 의구심은 더욱 증폭됐었다. 오늘 <뉴스타파>의 보도로 당시 청와대-국정원-조영기 간의 관계와 그의 방심위원 위촉을 두고 다시금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청와대는 누구에게 조 교수를 추천받아, 어떻게 인사검증을 하여 방심위원으로 위촉했는지 그 진상을 국민에게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존립기반을 잃게 될 위기에 놓였다. 만에 하나 국정원과 방심위원 간의 부적절한 커넥션이 밝혀져 국정원이 방심위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방심위는 더 이상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 언론연대는 그간 숱하게 청와대와 새누리당에 방심위 구성방식을 개선하여 방심위의 독립성을 보장할 것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은 시민사회의 합리적 요구를 무시한 채 방심위를 언론통제기구로 계속해서 악용해왔다. 자업자득이자 예고된 재앙인 셈이다.()

201639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 전규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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