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논평

‘무자격’ 사장임을 입증한 고대영의 시청자위원 위촉

by PCMR 2017. 8. 25.

20170825[논평]KBS시청자위.hwp

 

 

[논평]

 

무자격사장임을 입증한 고대영의 시청자위원 위촉

 

KBS 시청자위원회가 문제가 되고 있다. 시청자위원회는 각 계의 시청자를 대표할 수 있는 자로 구성해야 한다. 해당 분야에 대표성이 있거나 시청자권익 활동을 인정받는 자를 위촉해야 한다. 그러나 고대영 사장이 위촉한 인사 중에는 이런 자격을 인정하기 어려운 부적격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황성욱 변호사다. 황 씨는 박근혜 탄핵심판 변호인을 맡았고, 현재는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근혜 씨에 대한 국정농단 사건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런 경력의 인물을 방송프로그램 내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에 위촉하는 것은 누가 봐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다고 황 씨나 황 씨를 추천한 단체가 법조계 대표성이 있다고 보기도 힘들다.

청소년분야를 대표하여 선임된 하지원 에코맘코리아 대표는 서울시의원 재직 당시 돈 봉투를 받아 벌금형 선고를 받은 전력이 있다. 많고 많은 사람 중에 하필 부패 전력이 있는 자를 골라 청소년 대표로 내세우는 것은 또 얼마나 비상식적인 결정인가. 도대체 청소년들이 뭘 보고 배우라는 건가. 선임배경이 박근혜 정부 인수위원 경력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배상근 전경련 전무도 부적절하다. 전경련은 최순실게이트의 핵심 당사자 중 하나로 국민적 질타를 받고 해체 수준의 쇄신을 약속한 단체다. 여러 기업들의 탈퇴로 더 이상 경제계 대표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자숙의 시기에 국민대표를 하겠다고 나선 단체나, 나라를 망친 단체에 자리를 내준 고대영씨나 눈치 없고 개념 없기는 매한가지다.

 

이렇게 상식 밖에 인물들이 위촉될 수 있는 이유는 추천권한을 방송사 사장에게 부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부 제도 탓만은 아니다. 공영방송 사장은 그 나라의 언론인을 대표하는 자리다. 이 자리에 오를 정도 되는 인물이라면 굳이 법제도로 강제하지 않더라도 상식적인 기준에 따라 위원회를 구성할 수 능력이 있어야 한다. 상식 밖에 인물이 위촉되는 이유는 위촉권자가 딱 그 수준이기 때문이다. 기본과 상식도 지키지 않는 이런 자에게 KBS 사장을 계속 맡겨두는 것은 사회적 불행이다.

 

비정상적인 공영방송 사장의 정상화가 이뤄진다 해도 시청자위원회 제도는 이제 개선을 해야 한다. 시청자위원회는 방송편성에 관한 의견제시 또는 시정요구를 할 수 있고 방송프로그램 내용에 관한 의견제시 또는 시정요구를 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현행 법률상으로도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공영방송 거버넌스의 중요한 한 축이다. 그러나 딱하나, 그 구성 권한을 감시대상인 경영진에게 부여하는 제도적 결함에 의해 모든 기능이 마비되어 있다. 시청자가 온전한 방송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무자격 사장을 쫓아내고, 방송법을 개정하여 시청자위원회를 방송 편성과 프로그램 내용을 감시·감독하는 명실상부한 독립기구로 만들어야 한다.

 

 

2017825

언론개혁시민연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