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JTBC, 공익성과 신뢰성 모두 놓쳤다

PCMR 2015. 4. 1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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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JTBC, 공익성과 신뢰성 모두 놓쳤다

 

JTBC는 지난 15일 밤 <뉴스룸>에서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경향신문>과 인터뷰한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손석희 JTBC 사장은 녹음파일을 보도하며 시청자의 알 권리를 내세웠다. 그러나 JTBC 보도는 알 권리공익성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JTBC 보도는 <경향신문> 이상으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할만한 내용이 없었다. <경향신문>10일 첫 보도부터 15일까지 녹음파일의 주요내용을 충실히 보도했다. 핵심 발언을 따로 뽑아 육성을 공개하기도 했다. 16일치 지면에 인터뷰 전문을 싣겠다고 이미 예고도 한 상태였다. JTBC 보도는 <경향신문>이 공개한 전문의 절반 분량에 불과하다. “진실에 가까이 갈 수 있는새로운 사실도 없었다. JTBC 보도는 <경향신문>이 예고한 기사를 앞질러 공개한 것일 뿐 알 권리와는 무관하다.

 

JTBC 보도에서 공익성을 찾기도 어렵다. 손석희 사장은 육성이 갖고 있는 현장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인터뷰를 들어보면 육성을 빨리 공개해야 할 급박한 사정이 없었다. 손 사장은 어제 클로징 멘트에서 고심 끝에, 궁극적으로는 이 보도가 고인과 그 가족들의 입장, 그리고 시청자들의 진실 찾기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육성공개의 이유를 설명했다. 15일에는 성완종 씨의 일방적인 주장이 되지 않도록 저희 나름대로 주의를 기울여서 방송하겠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경향신문>이 밝힌 유출과정을 보면 JTBC가 음성녹취록을 입수한 것은 15일 오후 6시경이다. <뉴스룸>은 저녁 8시부터 시작됐고, 녹음파일은 9시부터 방송을 탔다. 과연 이 짧은 시간 안에 50분 분량의 전체 인터뷰를 다 듣고, ‘고심 끝에판단을 내리고, ‘주의를 기울여편집까지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육성을 공개해야할 급박성이 있었던 게 아니라 JTBC 기자들만 급박했을 것이다.

 

<경향신문>은 오늘 기사를 통해 녹음파일이 유출된 경위를 밝혔다. JTBC에 넘어간 녹음파일은 유출자가 <경향신문>을 통해 확보한 것으로, 그 과정에 부도덕한 행위가 있었다. 이를 몰랐을 리 없는 JTBC경향신문과는 전혀 상관없이 입수했다고 밝힌 것은 매우 유감스런 일이다. JTBC는 여전히 이를 바로 잡지 않고 있다. 고 성완종 회장의 인터뷰 파일은 <경향신문>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이다. 그리고 <경향신문>은 이를 공익적 기준에 맞춰 보도해왔다. JTBC의 보도기준이 공익성이었다면 이런 사실을 충분히 고려하고 존중했어야만 한다. JTBC<경향신문>의 의사를 무시하고 부당한 방법으로 유출된 녹음파일을 앞질러 보도할만한 정당한 사유가 없다.

 

JTBC <뉴스룸>은 시청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성장한 프로그램이다. <뉴스룸> 시청자가 원하는 것은 남들보다 빠른 뉴스가 아니라 믿고 볼 수 있는 공익적 보도다. 공익성에는 취재의 윤리성까지 당연히 포함된다. JTBC<경향신문> 녹음파일 보도는 공익성과 신뢰성을 모두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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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개혁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