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논평]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계속 기자를 살해한다면”

PCMR 2025. 9. 1. 17:18

[논평]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계속 기자를 살해한다면”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계속 기자를 살해한다면, 당신에게 뉴스를 전할 사람이 아무도 남지 않을 것입니다.” 전 세계 언론들이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자들에 대한 표적 살해와 참상을 규탄하며 공동행동에 나섰다. 우리는 언제까지 팔레스타인에서 들려오는 언론인들의 사망 소식에 슬퍼해야만 하는가. 

1일(오늘) 0시를 기점으로 50여 개 나라의 250개 언론사 홈페이지 등에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계속 기자를 살해한다면…” 슬로건이 동시에 게재됐다. 국경없는기자회(RSF)와 국제 비영리단체 아바즈(Avaaz)가 기획한 공동행동으로 가자지구 언론인 보호를 촉구하기 위함이다. 한국에서도 경향신문과 뉴스민, 뉴스타파, 단비뉴스, 미디어오늘, 시사인, 참세상, 프레시안이 참여했다. 최근(8월 10일) 이스라엘군에 의해 표적 살해된 알자지라의 아나스 알-샤리프 기자가 “이것이 제 마지막 메시지입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시다면, 이스라엘이 저를 살해하고 제 목소리를 침묵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뜻”이라며 미리 써뒀던 유언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커졌고, 이를 계기로 전 세계 언론인들이 연대하기 시작한 것이다. 

가자지구의 상황은 악화일로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31일 엑스(X)를 통해 “오베이다가 지옥에서 모든 ‘악의 축’ 구성원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베이다(후다이파 사미르 압둘라 알칼루트)는 2004년부터 하마스 군사 조직인 이즈 알딘 알카삼 여단 대변인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스라엘은 오베이다를 죽이기 위해 그가 머물던 아파트를 공습했고, 성과를 SNS로 알린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지 않은 게 있다. 그날의 공습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11명가량이 사망했다는 정보가 그것이다. 

그뿐 아니라, 최근 유엔이 발표한 통합식량안보단계분류(IPC) 보고서에 따르면, 가자지구 주민들이 극심한 ‘기근’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PC는 식량 불안정과 영양실조의 심각성을 분류한 국제 공인체계로, 정상-경고-위기-비상-기근 5단계로 분류된다. 가자지구의 현실은 그만큼 심각하다. 그런 가자지구의 참혹한 현실을 해외로 알린 이들이 바로 아나스 알-샤리프와 같은 언론인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가자지구에서 언론인들이 사라지고 있다. 

아나스 알-샤리프 기자가 사망도 예고된 범죄였다. 이스라엘군은 예고했던 대로 팔레스타인 가자시티 북부에 남아 취재하던 기자 막사를 폭격했고, 그 자리에서 아나스 알-샤리프가 사망했다. 실수가 아니었다. 표적 살해였다. 국경없는기자회(RSF)에 따르면, 2023년 10월 이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사망한 언론인은 22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2024년 사망한 기자 중 1/3이 이스라엘군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군에 의한 언론인 표적 살해, 범죄는 가자지구처럼 고립돼 있다. 이런 때 전 세계 언론인들이 보여준 연대의 목소리는 중요하다. 이는 “팔레스타인이 1년 반 이상 겪어온 학살을 막기 위해 왜곡과 허위 없이 진실을 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기록해왔다”는 아나스 알-샤리프의 마지막 메시지에 대한 응답이기도 하다. 

Stop Genocide! Ceasefire now!


9월 1일

언론연대 시민미디어사회운동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