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조넷 성명] 대통령을 뽑는 TV토론에서 언어성폭력이라니…이준석은 사퇴하라!
[21조넷 성명]
대통령을 뽑는 TV토론에서 언어성폭력이라니…이준석은 사퇴하라!
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정책이 실종됐다는 평가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그 자리에 후보들이 서로 비방하고 헐뜯는 장면도 수없이 봐왔다. 하지만 이렇게 대놓고 여성의 신체 부위를 언급하며 언어 성폭력 발언을 노골적으로 한 후보는 없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그다. 이준석 후보는 본인의 발언에 대해 제대로 사과하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
27일(어제) 「공직선거법」 규정에 따라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3차 TV토론이 진행됐다. 위헌적인 계엄과 내란 사태 이후,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대통령 후보들의 고민과 그에 따른 정책이 제시되고 토론돼야 했다. 하지만 개헌과 정치개혁 그리고 외교, 안보라는 중요한 의제들은 실종됐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보수층으로부터 한 표를 더 얻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누가 더 잘 공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 경쟁했다. 이준석 후보의 언어 성폭력 발언은 그 경쟁의 연장선에서 계획됐고, 실행됐다.
이준석 후보가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언급한 그 발언은 정확히 남초커뮤니티 내 여성혐오 문화를 그대로 옮겨온 것에 불과하다. 그것이 이날 토론 주제였던 정치와 무슨 상관이 있나. 단지 이준석 후보는 그를 지지하는 그룹에 소구 할 만한 이야깃거리를 던져 이득을 취하기 위해 혐오를 가져왔고, 영향이 큰 TV토론을 활용했다.
이준석 후보는 혐오와 차별을 확산하며 시민들이 서로 적대하며 편을 가르게 만들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키웠다. 여성과 장애인, 성소수자, 노인을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만이 유일한 정치적 자산인 이준석은 이를 동력삼아 대통령 후보가 됐고, 결국 정책을 토론하는 자리에서까지 성폭력의 발언을 하며 여성혐오를 사회적으로 확산했다. 이준석 후보의 혐오 정치는 정책의 빈곤함을 숨기는 역할을 한다. 이준석 후보는 ‘여가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고는 “여가부의 주 업무가 게임 산업 규제”라는 얼토당토않은 허위정보를 쏟아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면서 “전과가 있는 사람은 다르게 봐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사실을 왜곡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조두순 초등학교 수위’ 발언과 수위만 다를 뿐, 같은 맥락의 사고다. 김문수·이준석 후보의 그 같은 발언에 우리는 ‘차별금지법 내용도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사회적 합의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었구나’하는 사실에 허탈해야 했다. 전장연과 동덕여대의 시위를 ‘비문명’으로 낙인찍는 태도는 이번에도 드러났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의 “질문이 잘못됐다”라는 답마저 없었다면, 이번에도 이준석 후보의 혐오발언만 TV를 통해 전파될 뻔했다.
이준석 후보만의 문제도 아니다. ‘이준석 사당화’라는 평가받는 개혁신당도 문제다. 개혁신당은 이번 이준석 후보의 성폭력 발언에 대해 ‘사과’ 대신 ‘옹호’와 ‘진보정당에 대한 혐오’로 대처하기로 작정한 듯하다. 오늘(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온 이기인 공동성거대책위원장은 “이준석은 불편해도 공론장으로 끌어와야 한다는 성정”이라며 두둔했다. 그러곤 “민주노동당이 이준석 후보에 여성혐오 프레임을 씌워서 계속 공격하지 않았나. (그래서) 그 글을 가지고 들고 왔는데 평가하지 못하겠다? 이건 진보 진영의 위선”이라고 말했다. TV토론이라는 공론장에 들어와야 할 게 고작 ‘혐오’인가.
21대 대통령 TV토론을 지켜보며 자괴감을 느낀 시민들이 많다. 이게 정책토론인가. 이준석 후보의 발언이 TV토론에서의 1회성 발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인용’이라는 핑계를 대며 자신에 대한 비판을 모른 척하는 이준석 후보와 개혁신당의 태도로 온라인에서는 다시 이 발언들이 확산되며 옹호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폭력과 혐오는 표현의 자유가 아니며, 폭력과 혐오가 확산하지 않기 위한 정부의 책임과 노력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선거관리위원회가 이제는 답해야 한다. 한국 사회 내 인권 감수성은 조금씩 성장해 왔다. TV토론이라고 하더라도 그 안에서 혐오성 발언이 그대로 노출되는 것에 대해 문제가 제기됐고, 개선된 측면도 존재한다. 그런데 중앙선관위가 관리하는 TV토론에서, 그것도 대통령을 뽑는 토론에서 여성혐오 발언이 버젓이 나올 수 있는 건 누가 보더라도 납득하기 어렵다.
우리는 이준석 후보의 TV토론 과정에서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언어 성폭력을 통해 여성혐오를 확산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사회적 소수자에 대해 끊임없이 혐오하고 갈라치기 하는 사람은 정치인의 자격이 없다. 이준석 후보는 지금 당장 대통령 후보직에서 사퇴하라.
5월 28일
혐오와 검열에 맞서는 표현의 자유 네트워크(약칭 21조넷, 16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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