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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MBC 사장 선임과 방문진에 거는 기대

by PCMR 2017. 11. 17.

[논평]

MBC 사장 선임과 방문진에 거는 기대


MBC 사장 선임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김장겸 해임으로 첫 단추를 잘 꿰었지만, 만에 하나 새 사장 선임 과정에서 분란이 발생한다면 MBC는 또 다시 소용돌이에 빠지고 말 것이다. 김장겸 해임만큼이나 어려운 과제가 방문진 앞에 놓여 있다.


방문진은 오늘 정기이사회를 열어 MBC사장 선임절차와 기준을 논의한다. 지난 이사회를 마치고 이완기 이사장은 혁신적인 사장 선임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최종면접을 생중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실논의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방문진도 염두에 두고 있듯이 사장 선임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성이다. 투명성은 단지 회의를 공개하는 것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심사의 각 단계마다 공정성을 판단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심사에 앞서 구체적인 선임기준들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광범위한 여론수렴과 사회적 검증이 가능하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설명책임이다. 그간 공영방송 이사회는 합리적인 질문에 응답하지 않고, 자신들의 결정에 책임지지 않았다. 권한은 남용하면서 정작 그 권한을 위임한 시민에 대한 책무는 다하지 않은 것이다. 방문진 이사회는 이번 사장 선임 과정에서 제기되는 합리적 질문과 문제제기에 대해 매 회의마다 성실히 답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MBC 구성원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고 반영해야 한다. 방문진 스스로도 김장겸 해임사유로 꼽았듯이 MBC는 오랜 기간 부당노동행위가 만연하고, 노조탄압으로 인한 갈등이 극에 달했다. 이러한 갈등을 치유하고, 조직을 조속히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구성원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YTN과 같은 상황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지금 방문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혁신적인 방안이나 아이디어가 아니라 방송독립의 원칙을 지키려는 의지와 실천이다. 정치권력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하여 주권자인 시민과 소통하는 사장 선임절차를 수행한다면, 그것이야말로 혁신적인 사례로 언론사에 남을 것이다. 오늘 회의가 그 첫걸음이 되길 기대한다.


20171116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 전규찬, 최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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